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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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1
Date
2025-02-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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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갑작스럽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마지막 롯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4,136m 고지 이다 보니 머리가 띵하다.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일찍 침상에 누었지만 난방이 없어 콧 끝이 심하게 쨍하다.
핫팩을 대형으로 준비했다.
침낭 밑으로 팩을 하나 까서 넣었다.
따뜻하다.
잠을 잘 수가 없다.
호흡이 자꾸 꼬인다.
친구가 보내 준 산소를 한모금 하면 몇시간 편하다.
그러길 몇 번 했다.
날이 밝기만 기다리며 다운받은 드라마를 몇 편 봤다.
내가 가장 잘한 준비가 넷플렉스 드라마 다운이다.
창이 밝아지기를 기다려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하늘은 쾌청하다.
별들도 쏟아진다.
안나푸르나 서봉 쪽 하늘이 유난이 밝다.
지구가 둥글어서 그런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중심으로 어마무시한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롯지 인근의 뷰 포인트로 가 보았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뷰 포인트 언덕 아래에는 설산 사이로 흐르다 멈춘 빙하도 보인다.
TV 나 인쇄 매체에서 접한 모든 히말라야의 모습들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전날 와서 쌓인 눈은 그 모습을 백배 천배 배가시켰다.
이리저리 렌즈의 촛점을 맞추고 셧터를 눌렀다.
얼마나 계획했던 이미지 들이 메머리에 저장 되었을지 모르겠다.
꿈 꾸웠던 안나푸르나의 품을 오롯이 경험하며 자꾸 눈물이 흐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 오지 못할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빨리 내려가서 삼겹살에 소맥 한잔 해야 하겠단 생각이 간절하다.
막둥이 딸과 영상통화를 했다. 히말라야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빠가 더 늙으면 한번 데리고 와 달라 했다.
대답을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