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장사도에서 만난 작품들이다.
머리통이 온갖 명서들로 꽉찬 사람형상의 괴물이다.
느끼는 바가 크다.
나는 아직도 공부를 많이 한사람을 부러워하고, 공부가 많이 된 사람을 존경한다.
학업을 많이 했다고 공부가 많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살이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본지식을 많은 학업에서 크게 얻을 수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상은 누군가 정리 해 놓은 한 분야의 페이퍼를 많이 읽고 이해하는 정도로는 충분한 공부라 하기 어렵다.
다방면의 공부됨이 필요하다.
물론 그 만큼의 공부됨도 부족함은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종종느끼는 회한이다.
어설픈 공부와 편협된 학업이 괴물을 만들 수 있다.
좌우를 무시하고 앞으로 만 향해 가는 공부는 학자를 만들 수 있지만 전문가를 만들지는 못한다.
전후좌우를 잘 보는 삶의 전문가는 편협된 공부로 만들어질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가끔 사업제안서를 쓰고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받는 일을 했다.
대부분 대학의 교수님들이 평가위원으로 많이 초빙되는 것을 봤는데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
교수님들을 학자로는 생각하지만 나는 전문가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자에게는 전후좌우를 살피는 공부가 충분히 될 기회와 필요가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끔 어떤 사업제안에 평가위원들이 자다가 봉창긁는 소리를 하면 나는 몹시 화가 났다.
당연히 많이 떨어졌다.
이제는 그런 짓 안한다.
젊은 날 글줄이나 읽고 외운 것을 평생의 유식함으로 자랑하면 안된다.
그때 읽고 외운 몇십권의 책은 아이들의 핸드폰 만 켜도 수두룩뻑뻑 이란 말이다.
별 것 아니라는 뜻이다.
읽고, 보고, 듣고, 경험하고, 공감하고, 소통(교류)함을 통하여 젊은 날 많이 읽은 글들에 살이 붙어야 전문가이다.
학자들은 별도의 영역이다.
그냥 앞으로 만 가면된다.
젊은 날 글 줄이나 읽은 사람들이 학자인 듯, 전문가인 듯 가면을 쓰고 티브이 화면에 많이 나온다.
세상의 중요한 이슈들을 말하고 결정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들로 부터 듣게되면 참 열불이 난다.
통영 장사도에 있는
괴물들을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