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Author
tour1
Date
2024-09-11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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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버버리 코트를 하나 마련해야 겠다.
빨간장미 한송이 까지는 아니어도 슬기롭게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겠다.
허파에 구멍이 뚤렸는지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눈감고 뒤척이며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렸다.
커피한잔 내려 새벽 바래봉과 마주한다.
촉촉히 내린 가을비에 소나무숲 구절초는 꽃대를 내민다.
충분한 제초작업을 하지 못해 구절초들이 아우성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뻥뚤린 가슴을 어찌 해야겠다.
오늘 손님들이 돌아가시면 추석명절 전 비교적 한가로운 몇일을 보내게 된다.
지난번 실패한 여행을 다시 떠나 봐야 겠다.
너무도 재미 없어 이틋날 바로 집에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겠다.
가슴에 대일밴드 하나 붙힐 수 있는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봉평에 메밀꽃이 피었을까?.
대관령 목장의 드넓은 초원에 가을 꽃은 흐드러져 있을까?.
원 없이 꽃을 보고, 바람을 쐬고 오면 밤잠을 잘 자는 가을을 보낼 수 있을까?.

아님 버버리 코트에 중절모 눌러쓰고 한적한 까페 구적자리에서 청승이나 떨까?.

아침 댓바람에 참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